'죽음이후 상상하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08.19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죽음 연습> 10. 죽음에 대한 공포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다. 그것이 죽는 순간의 고통에 대한 것이건, 자기 존재의 소멸에 대한 것이건, 대개는 죽음을 떠올리면 감당하기 힘든 공포의 무게로 짓눌려지는 듯하다.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죽어가는 동안의 괴로움, 죽는 순간의 고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내 육신이나 영혼이 사라진다는 생각은 오히려 무서움보다는 어떤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이 세상에서 나란 존재가 영원히 증발된다는 상상을 해보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어지러움으로 속이 울렁거리는 것이다.
 
죽음 이후에 대한 상상
 

▲ 중세 유럽에서 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 그림 "죽음의 무도". 작자 미상.   

어떤 사람들은 죽음을 잠과 같은 휴식으로 여겨 환영하기도 한다. 피로하고 힘들었던 하루를 마감하고 편안한 잠자리에 들 듯, 죽음은 힘든 인생 다음에 오는 잠과 같은 휴식, 무엇보다도 영원한 휴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 영국인 작가는 죽음을 ‘다정하지만 엄격한 유모’에 비유했다. 시간이 되면 잠자기 싫어하는 아이를 달래서 편안한 잠의 세계로 인도하는 유모처럼 죽음도 때가 되면 아무리 우리가 죽음을 거부한다고 해도 고달픈 삶에 지친 우리에게 진정으로 평화와 안식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죽음이야말로 우리가 기다리고 바라던 것, 아니 진심으로 바라야 할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죽음이 과연 잠과 같은 것일지, 소설 속 주인공처럼 여전히 반문해 볼 수 있다.
 
“죽음이란, 잠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상황이 아닐까. 그것은 어쩌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 같은 끝이 없고 깊은 깨어 있는 어둠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이란 그런 암흑 속에서 영원히 각성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무라카미 하루키의 <TV피플>(삼문,1996) 중에서)” 
 
<영혼의 부정>이라는 책에서 스캇 펙도 이와 유사한 상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텅 비어 있는,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식하며 존재한다는’ 이상한 환상이 그것이다.
 
그에 의하면, 죽음 이후에 대한 이러한 상상은 우주를 여행하던 우주인이 사고를 당해 우주선으로부터 분리되어 우주 공간을 떠다니는 절대적으로 고독한 상태, 다시 말해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영원히 그렇게 존재하도록 운명 지어진 상태에 대한 끔찍한 상상이다.
 
그는 죽음을 무서워하는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자기 존재의 영원한 소멸에 대한 두려움이라기보다 자의식의 영원한 각성상태에 대한 두려움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죽음이 영원히 잠드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 분명 두려워할 만하다. 그러나 죽음이 영원히 평화롭게 잠든 상태인지, 죽음 이후에도 인간 개인의 자의식이 깨어 있는 것이지 확인할 길은 없다.(이하 생략)


아래 <일다> 지면에서 계속 읽을 수 있습니다.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6359&section=sc71&section2=


 

Posted by 고마리지킴이

사용자 정의 검색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