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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11 도시의 공동묘지에서 보낸 오후


죽음연습 1



▲ 소소한 일상의 행복감으로 충만한 날의 오후, 난 친구와 함께 근처 묘지를 찾았다.     © 이경신

그릇을 싸게 사기 위해 엠마우스에 간 날이었다. 슈퍼의 싸구려 새 그릇보다도, 벼룩시장의 낡은 그릇보다도 더 싼 값에 필요한 식기를 구할 수 있어 소소한 일상의 행복감으로 충만한 날의 오후였다. 그 날 오후, 난 친구와 함께 근처 묘지를 찾았다. 

묘지는 대규모 상가들과 더불어 도시의 끄트머리에 있었다. 싸구려 물건이나 헌 물건을 사러 온 사람이나 기왕이면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상점들과 달리, 인적 드문 묘지는 비현실적으로 적막했다. 우리 말고는 살아 있는 인간을 찾아볼 수 없어 산 사람에게는 출입이 금지된 곳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옛날 로마에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죽음에 익숙해지도록, 우리가 언젠가 죽어야 하는 존재임을 잊지 않도록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묘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이곳의 공동묘지도 도시 중심가에서 조금 비껴난 곳에 있긴 해도, 도시 한복판에서 버스를 타면 채 15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묘지를 잊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가까운 사람들이 묻혀 있지 않는 한, 묘지에 발걸음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죽지 않을 듯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묘지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공간으로 전락해 있었다.(이하 생략)

 

 

아래 <일다> 지면에서 계속 읽을 수 있습니다.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6168&section=sc71&section2=

 

 

Posted by 고마리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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