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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09 왜, 나와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요!


<하늘을 나는 교실>9. 함께 사는 세상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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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이 불편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자. 오늘은 특히 노인에 초점을 맞췄다. 다음은 이 프로그램을 위한 예문이다.
 
<태훈이는 버스 차창 밖을 내다보면서 즐겁게 스케이트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버스가 한 정류장에 다다랐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고, 조금 시간이 걸리는가 싶더니 한 할머니께서 힘겹게 버스 계단을 올라오셨습니다. 이 할머니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운전기사는 할머니에게 화를 내며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니, 노인이 집에나 계시지 왜 나와서 이렇게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요!”

그러면서 운전기사는 버스를 거칠게 확 출발시켰습니다. 그 바람에 할머니는 휘청하다 간신히 손잡이를 잡고 쓰러질 뻔한 몸을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할머니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또 버스에 타고 있던 어른들 그 누구도 운전기사를 꾸짖지 않았습니다. 태훈이는 운전기사 아저씨가 잘못했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속으로만 생각했을 뿐 겉으로는 뭐라고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몇 년 전 태훈이가 직접 경험한 사건을 가지고 만든 예문이다. 물론, 우리 주위에는 노인이나 장애인을 도와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주기는커녕,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집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수업을 통해 초보적인 수준에서나마 아이들이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길 바란다. 오늘은 현준, 성원, 지훈이의 의견을 예로 소개할 것이다.
 
첫 문제로는 <운전기사 아저씨는 거동이 느린 할머니께 심한 말을 하고, 할머니께서 자칫 다치실 수도 있게 행동했습니다. 이런 행동은 과연 잘한 것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도 자세하게 써 보세요.> 하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잘했다고 대답하는 어린이는 물론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자세히 밝혀 쓰는 것이다.
 
현준, 성원, 지훈이도 운전기사 아저씨가 잘못했다고 모두 입을 모았다. 현준이는 “할머니께 심한 말을 하면 할머니께서 화가 나고 거칠게 버스를 확 출발하면 할머니께서 다칠 수 있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성원이는 “할머니가 크게 다칠 수 있고, 할머니에게 예의 바르지 않은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아저씨는 예의 바르게 할머니가 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둘 다 자신의 의견에 대한 근거를 밝혀 참 잘 썼다.
 
그에 비해 지훈이는 “할머니는 나이가 많은데, 그렇게 심한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대답했는데, 왜 나이 많은 할머니께 심한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를 위 아이들처럼 좀 더 자세하게 쓰면 좋겠다.
 
두 번째 문제로 넘어가자. <운전기사 아저씨는 ‘노인은 집에만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밖에 다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나요?>라고 물었다. 이 질문은 좀더 적극적으로 배타적인 태도의 문제점을 생각해 보게 하려고 만든 것이다.
 
지훈이는 노인들이 “밖에 다녀야 뼈도 튼튼해지고, 건강하게 된다.”고 했다. 현준이는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고 외로워서 노인은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서는 백화점에 가야” 한단다.
 
성원이도 “노인들도 산책을 해야 건강이 좋아지고, 외로워서 할머니 친구를 만나야 심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트를 가지 않으면 먹을 게 없고, 백화점에 가지 않으면 입을 옷이 없다”고 이유를 들었다.
 
그렇다면 운전기사의 이런 행동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잘못한 것이 없을까? 이제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자. 세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다. <태훈이는 운전기사 아저씨가 잘못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태훈이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었다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그 이유도 자세하게 써 보세요.>
 
이 질문에서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말로만 착한 아이인 것처럼 써서는 안 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가 아이들의 생각을 가치판단하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훌륭한 가치관을 형성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치있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그리고 그런 가치있는 생각들이 생각으로만 머물지 말고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도 늘 반복하는 말 중 하나다. 무엇보다 이런 점을 적절한 긴장을 가지고 느끼고 깨닫게 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항상 쉽지는 않다.
   
여기서 ‘용감하게 따질 거’라고 대답한 아이는 현준이 밖에 없었다. 현준이는 “아저씨, 할머니를 괴롭히지 마세요!”라고 씩씩하게 말하겠단다. “다른 사람들이 버스 기사 아저씨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할머니가 기분이 나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원이는 태훈이처럼 가만히 있을 거란다. “왜냐하면 어른들한테 말하면 꾸짖는 소리만 듣기 때문이다. 그리고 버스에서 아저씨가 나를 쫓아낼 수도 있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지훈이는 “아무 말도 안하고 버스를 (내린 후 다른 버스로) 다시 탄다. 그 버스를 타면, 계속 세게 달릴 수도 있어서 위험하다”고 대답했다.
 
앞에서 말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잘못을 지적해 주겠다는 아이나 그렇게 하지 못할 거라고 대답한 아이들도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말해서 훌륭하다. 다만, 그들이 이런 자신에게 아무 부끄럼이 없어서는 안 되겠다. 지금은 이렇게밖에 못하지만, 용기를 길러, 언젠가는 부정의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다음 문제로 넘어가자. 우리는 시간에 쫓겨 빨리 운전해야 하는 아저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만약 버스에 계단이 없었다면, 이렇게 서로 곤란한 일이 생겼을까? 나는 아이들에게 계단이 없는 버스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런 버스라면 노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나 장애인,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어른들,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그렇다면, 버스의 계단처럼 거동하기 불편한 사람을 힘들게 하는 시설에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 이제 네 번째 질문에 대답할 차례다. <노인과 같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시설들이 우리 주변에는 참 많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섯 개 이상 찾아보세요.>
 
아이들의 대답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지하철역에 계단이 많다. 
2) 아파트의 계단이 너무 길어 탈출하기 어렵다.
3) 지하철 문이 빨리 닫힌다. 

4) 횡단보도를 건널 시간이 짧다. 
5) 횡단보도에 장애인을 위한 버튼이 거의 없다. 
6) 지하철역에 스크린 도어가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아이들이 대답한 것들은 원한다고 해서 바로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어린이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노인을 위해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이제 마지막 문제가 남았다. <노인을 위해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생각나는 대로 많이 써보세요.>
 
지훈 - 휠체어 밀어드리기, 부채질 해주기, 목발집어주기, 업어드리기
현준 - 할머니가 힘들 때 안내해 드린다. 무거운 짐을 들어드린다.
성원 - 버스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비켜드린다. 할머니가 넘어졌을 때, 일으켜드린다. 할머니가 심하게 다치면 병원에 전화해드린다.

 
오늘 공부는 여기까지다. 아이들이 위에서 발표한 것들을 잊지 말고 꼭 실천했으면 좋겠다. 이런 착한 마음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거라고 믿는다. 
 
(※ ‘하늘을 나는 교실’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아래 <일다> 지면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5368&section=&section2=



Posted by 고마리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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