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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16 죽음을 미리 준비하라


<죽음 연습> 6. 서양 철학자와 동양 승려가 전하는 지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문학사상사, 1996)를 읽다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찬장 속에는 과연 질레트 레몬 라임 향 면도용 크림과 쉬크 면도기가 들어있었다. 면도용 크림은 절반 정도 남아 있었고, 뚜껑 부근에 하얀 거품이 바싹 말라붙어 있었다. 죽음이란 그렇게 면도용 크림 절반 정도를 남기고 가는 것이다.”
 
그렇다. 이 소설 속의 도서관 직원 남편처럼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던 물건을 쓰다 말고 남겨둔 채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우리가 맞게 될 죽음이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나는 생전에 어머니가 듣던 가요 카세트테이프들이 떠올랐다. 상자에서 오래된 가요테이프를 하나 꺼내서 틀어보았다. 세월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테이프리코더에서 흘러나오는 가요는 시간의 간격을 훌쩍 뛰어넘는 듯 했다.
 
그 누구도 자신이 소장하던 물건을 남김없이 써버리거나 빈틈없이 정리해두고 죽음을 맞지는 못한다. 죽음이 우리를 데려가는 것은 미처 예상치 못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죽음이 우리를 찾아오면 죽음을 따라 서둘러 길을 떠날 수밖에 없다. 죽음은 집안을 정리하고 짐을 꾸릴 시간마저 주지 않을 만큼 냉혹하기도 하다. 죽음이 나를 부르면 미처 읽지 못한 책도 그 자리에 두고, 쓰고 싶은 글이 있어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떠나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모두 다 해보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이하 생략)


아래 <일다>지면에서 계속 읽을 수 있습니다.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6304&section=sc71&section2=





Posted by 고마리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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