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2020. 5. 29. 17:32

[월드체인징(worldchanging)], 21세기가 나아갈 방향을 그리다

코로나19 때문에 도서관을 갈 수 없게 되자 집에 있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은 도서관을 방문할 수 있지만 지켜야 수칙도 까다롭고 불편해서 서가에 꽂힌 채 미처 읽지 못한 책들이나 읽자는 생각이다. 

 

그런 책들 중에서도 두께가 있는 책들을 중심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월드체인징(바다,2006)]이었다. 

이전에는 부분 발췌독를 하다가 방치했던 책인데, 마침내 읽기를 끝냈다.

물론 발췌독을 해도 상관없는 책이긴 하다. 

 

21세기에 들어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이랄까. 벌써 14년 전 책이다. 

약 700페이지 정도 되는데, 물질, 주거, 도시, 지역사회, 비즈니스, 정치, 지구로 내용을 분류했다. 

이미 잘 인지하고 있는 대목도 있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 알지 못한 것들도 있었다. 

 

1."우리는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선택할 능력이 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사느냐에 따라 그 세상은 날마다 달라진다."('물질' 중에서)

 

2. 해상 운송 산업을 친환경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생각이지만 관심이 갔다.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합작한 세계적인 해운회상인 발레니우스 빌헬름 센은 미래의 '친환경 선박'이라고 부르는 오르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오르셀은 바다와 바람과 파도, 태양열, 연료 전지를 이용해서 움직이며, 어떤 종류의 화물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최적의 설계를 갖출 것이다. 또한 이 배는 선체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배 바닥에 더 이상 물을 실을 필요도 없으며 유독성 화학물질도 더 적게 사용하고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물질도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 회사는 적어도 2025년이면 오르셀과 같은 배가 파도를 가를 것이라고 예측한다."('물질'> '무역의 이해' >'세계해상운송의 이해' 중에서)

 

앞으로 5년이면 '친환경선박' 오르셀이 실제로 바다 위를 다닐지 참으로 기대가 된다. 

 

3."오늘날 DIY 개념은 (...) 자기만의 독특한 것을 직접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문적으로 가구를 만드는 모임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났다. 무언가를 스스로 만드는 것은 기분 좋은 경험이며,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스스로 물건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게 되는 이유이다. 

 DIY 열풍의 배후에 있는 또 다른 현상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고유한 것을 가지고 싶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물질'> '스스로 만들기' 중에서)

 

스스로 만드는 것의 즐거움, 남들이 가진 것과 다른 것을 가시고 싶어하는 욕망, 이 둘이 결합되면 남들이 갖고 있는 않은 것을 스스로 만들어 가지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돈을 주고 구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DIY를 추구하는 사람은 나만의 것을 내가 스스로 만들 때의 기쁨을 알고 있다. 내 경우는 만드는 즐거움 때문에 스스로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스스로 만든 것을 꼭 나만이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기쁨도 크다. 

 

4."오늘날의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아무리 뿌리 깊은 고정관념일지라도 매우 빠른 시간에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사회운동조직하기'>'노예제 폐지운동' 중에서)

여전히 세상에는 뿌리 깊은 고정 관념이 끈질기게 들러붙어 있다. 제발 편견이 극적으로 빠른 시간에 바뀔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행동 역시 바뀌어야 하리라. 

 

5. "남한과 북한 사이의 비무장지대(DMZ)는 인간의 주거나 활동이 전무한 공간이다. 약 50년 동안 그랬다. 그 결과 길이 250킬로미터에 폭 4킬로미터인 이 공간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희귀 동식물의 집이 되었다. 멸종 위험이 높아 보호종으로 관리 받는 두루미도 살고 있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황무지를 방치하는 사례는 DMZ만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에게 버려져 손길을 타지 않는 이런 땅들은 지구에서 가장 야생적인 장소들이다. 뜻하지 않게 야생을 되찾았다는 의미에서 이런 곳을 '비자발적 공원'이라고 부른다." ('지구'>'생물 다양성: 자연은 얼마나 있어야 충분할까?'>'비자발적 공원' 중에서)

 

우리의 비무장지대는 전쟁의 결과로 얻어진 위험한 야생적 공간이지만 또 다른 위험한 야생적 공간으로는 인간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양산된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폐쇄된 원자력 발전소 주변이 있다. 미래주의자 브루스 스털링은 "비자발적 공원들은 인간의 정치와 기술이 붕괴한 지역에서 자연이 스스로를 주장해 나가는 과정의 산물이다."라고 말하면서 21세기에는 이런 위험한 야생적 공간인 비자발적 공원이야말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필수적이라 주장한다.

자연이 인간의 그릇된 욕망을 비집고 나오는 힘은 강렬하다.  

 

5. 코로나 19로 사람들 간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요즘, 전염병에 대해 좀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 속에는 '지역사회' 속에 '공중보건' 파트를 넣고 그 하위 분류로 '전염병을 근절하기 위한 네트워크'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던진다. "전염병학자들의 90퍼센트가 앞으로 두 세대 안에 10억 명 이상이 걸릴 중대한 전염병이 발생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무기를 정보라고 규정한다. 전세계가 통신망을 이용해서 동시다발적으로 방어태세를 취하는 것의 힘을 강조한다. 

그런데 전염병은 물질, 주거, 도시, 지역사회, 비즈니스, 정치, 지구 모두와 관련되는 것 같다. 도시의 과도한 인구밀집 상황, 전세계적인 자연파괴가 신종 전염병을 야기하는 원인될 것이고 그로 인해 소비와 생산, 이동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다. 전염병에 맞서는 정책, 전염병과 관련한 정보제공,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의 격리 및 추적 등, 전염병이 발생하고, 발생으로 인해 등장하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두 고려한다면 총체적인 생각과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바다. 

코로나 19가 떠나간다고 해도 또 다른 새로운 전염병이 도래할 것이 분명하다. 21세기는 신종 전염병과 끝없는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세기가 될지 모르겠다. 신종 전염병은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전반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21세기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함에 있어서 월드체인징에서 생각한 것보다 전염병에 대한 더 폭넓은 분량의 고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번 세기의 주요 키워드는 '전염병'이 될수밖에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