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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인진의 <브르타뉴에서보낸편지>13

내 인생의 다정한 브르타뉴 사람들 그리운 이름 남 프랑스의 몽쁠리에(Montpellier)라는 도시로 여행을 왔다. 몽쁠리에는 10여년 전 내가 어학연수를 했던 곳이다. 몽쁠리에로 가기 위해 이른 새벽 기차를 타고 오전 내내 프랑스 내륙을 달렸다. 브르타뉴의 목초지와 밀밭 풍경은 어느새 해바라기 밭으로 바뀌고, 햇살이 완연히 다르다고 느껴질 즈음에는 포도밭과 올리브밭이 차창 밖으로 펼쳐졌다. 창 밖이 온통 이런 풍경이라면 남부 깊숙이 접어든 것이다. 그러다가 기차에서 내려 역을 빠져 나와 햇빛에 후끈 달아오른 남부의 공기에 휘감기자, 남불에 도착했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몽쁠리에 주인집 할아버지, 무슈 꾸르꾸 오늘은 지중해변으로 해수욕을 하러 갔다. 여름 지중해를 보니, 몽쁠리에에 살던 때 해수욕을 하러 왔던 것이 기억났다. 나는 .. 2014.08.22
5주나 되는 프랑스의 유급 여름휴가 12. 바캉스 행렬에 끼어 미리암의 별장에 초대받다 북부 프랑스에 살고 있는 미리암이 바캉스 때 자기네 별장에 놀러 오라고 제안했다. 미리암은 옛날 유학 시절에 세 들어 살았던 집의 주인이다. 작년에도 그녀의 별장이 있는 앙블르퇴즈(Embleuteuse)에 초대받아 며칠 지내다 왔는데, 잊지 않고 올해도 바캉스를 즐기러 오라고 초대해준 것이다. 바캉스 이주 행렬에 합류해 앙블르퇴즈가 있는 프랑스 최북단 해안으로 여행을 떠났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이곳 북부 해안에서는 영국의 흰 석회절벽이 멀리 어른거리며 보인다. 영국과 가장 가까운 프랑스 해안으로, 4km 너머가 영국이라고 한다. ▲ 여름 휴가 기간, 프랑스 최북단 해안에 있는 앙블르퇴즈의 마을 축제에서 만난 가장 행렬. © 정인진 마침 내가 도착한 .. 2014.08.22
"바다의 도시, 생말로에 가봤어?" 11. 브르타뉴의 성곽 도시들3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외국인인 나를 신기해하며 말을 건네는 이들이 가끔 있다. 어느 나라 사람이냐? 여기서 뭘 하냐? 등등. 브르타뉴를 여행 중이라고 대답할 때마다 ‘그럼, 생말로(Saint-Malo)는 가보았냐’는 질문을 들을 때가 많다. ‘아직 가보지 못했다’고 하면, 그 사람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꼭 가봐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하곤 했다. 그래서 생말로는 다른 어느 곳보다 재빨리 달려가 보았다. 소문대로 그곳은 아름다운 도시가 분명했다. 그러나 생말로를 다녀올 때마다 생말로의 진정한 모습을 만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거둘 수 없었는데, 오랫동안 나는 그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생말로에 다녀왔다. 성곽 위를 걸으며 본 생말로의 진.. 2014.08.19
1년 내내 문화예술 행사가 넘치는 렌 브르타뉴의 많은 도시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재를 이용해 관광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문화재는 성이나 성당 같은 기념비적인 건축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브르타뉴의 특색 있는 전통 문화를 보여주는 축제나 브르타뉴 특유의 종교 의식 등의 무형문화 유산들도 관광 수익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켈트 음악무용 축제와 ‘파르동’(Pardon: 용서)과 같은 종교 의식을 구경하러 온다. 그러나 내가 살고 렌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과거의 대단한 문화 유산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브르타뉴 지방에 비해 지역적 특성을 내보이는 문화 축제도 없는 렌은 관광도시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독특한 브르타뉴 지방의 수도 이야기 현재 브르타뉴 지방의 중심지는 렌이다. 그러나 항상 렌이 브르타뉴의.. 2014.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