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8.13 남의 말만 듣고 판단해도 될까요?
  2. 2014.08.12 우리, 여유를 가지고 살아요


<하늘을 나는 교실> 3. <바바야가 할머니>를 중심으로
 
▲ 패트리샤 폴라코의 <바바야가 할머니>
오늘은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자. 편견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나쁘게 생각하거나, 또는 좋게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어른들 중에는 편견에 젖어 거짓된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어른들 틈에서 편견에 젖은 어른의 생각을 자기 것으로 그대로 내면화하는 어린이도 드물지 않다. 그래서 편견에 물들지 않고,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을 가지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제로 아이들과 공부하고 있다.

 
나는 이 공부를 위해 패트리샤 폴라코의 <바바야가 할머니>(시공주니어)를 텍스트로 골랐다. 바바야가는 아기를 누구보다 좋아하는 상냥한 마녀다. 그러나 바바야가를 직접 본 적도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는 아기들을 잡아먹는 사악한 마녀로 소문나 있었다.
 
6학년인 형진, 찬이, 해빈이의 의견을 예로 뽑았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의 의견이 아주 좋아서, 될수록 발표한 원문을 그대로 싣고자 한다.
 
첫 번째 질문으로 <바바야가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것을 듣고 너무 괴로워했습니다. 여러분이 바바야가였다면 어떤 마음이었겠습니까?> 물었다.
 
물론, 기분 좋다고 대답하는 어린이는 없다. 이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형진이는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를 욕하는 건 너무 짜증날 것 같다고 했다. 해빈이 역시 바바야가 할머니처럼 괴롭고 억울했을 것이라면서, 자기 같으면 너무 억울해서 마을 사람들을 해칠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이제,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차례다. <이 동화 속의 사람들처럼 누군가의 말만 듣고 판단을 내린 적은 없었나요?> 각자의 경험을 발표해보도록 했다.
 
*찬이: 우리 학교에 박지환이라는 애가 전학을 왔다. 내가 학원친구한테 물어보았더니, 박지환은 전 학교에서 왕따였고 성격도 더럽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사귀어보니 좋은 아이였다.
 
*형진: 쉬는 시간에 남자애들이 모여서 수군거렸다. 우리 반의 어떤 남자애가 장애인이고 그 아이는 정신이 10년 동안 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에게 소문을 많이 냈다. 다음날 쉬는 시간에 그 아이에게 가서 물어보았더니, 작년에 시험을 너무 잘 봤다고 했다. 갑자기 미안해졌다.
 
*해빈: 엄마가 어느 애하고 놀지 말라고 했는데, 막상 가서 말을 걸어보니 너무 순진하고 착해서 엄마 몰래 같이 놀았던 적이 있다.
 
해빈이 의견에서는 어머니가 왜 그 아이와 놀지 말라고 했는지 이유가 소개되어야 더욱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또, 몰래 노는 것에 머물지 않고 어머니께 그 아이가 어머니가 아는 것과는 다른 아이라는 것도 알려드린다면 더 좋겠다.
 
아이들의 의견처럼, 우리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편견이 존재한다. 분명하게 확인되지도 않은 말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것은 또래들 사이에도 존재하고, 어른들을 통해서도 주입된다는 걸 해빈이의 의견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음 문제는, 이렇게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편견을 직접 찾아보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 동화에서처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나쁘게, 또는 좋게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봅시다.>
 
이때 예를 간단하게 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늘은 ‘엄마가 직장에 다니는 집의 아이들은 공부를 못해!’와, ‘부모가 교사인 집의 아이들은 가정교육을 잘 받아 예의가 바르다’를 예로 제시했다. 예문은 그때그때 생각나는 걸 말해주면 된다. 몇 가지 예를 들어주면 아이들이 쉽게 자기 생각을 발표할 수 있다. 아이들의 발표를 종합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얼굴 잘생긴 애들은 잘난 척을 한다.
2) 막내는 누나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3) 집안일을 여자가 해야 한다.
4) 초등학생이라고 (혼자) 시내나 바깥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
5) 엄친아는 싸가지가 없다.

 
사실 4)번의 의견은 편견의 예로는 적당하지 않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편견의 예를 묻는 질문에 대해, 대답을 정확하게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 가지 예를 생각해본다면, 살면서 편견인지 아닌지를 더 잘 구분해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 패트리샤 폴라코의 <바바야가 할머니>
한편, 이 동화에서 마을사람들은 결국 바바야가는 마음씨 좋은 마녀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한 할머니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만으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들은 정말 바보야! 마음으로 느껴야 해!”라고 말한다. 이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이 네 번째 질문이다. <이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런 마음가짐은 중요한가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도 자세하게 발표해 봅시다.>

 
*찬이: 외모를 보고 판단하지 말고 속마음을 보고 판단해라. (이 생각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외모가 이상하다고 해도 속마음은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형진: 사람은 얼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능력 등 더 자세히 보아야 한다. (중요한 생각이다. 사람을 겉으로만 보고 판단하면 중요한 인재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빈: 남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욕하는 것은 나쁘다. (중요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남을 잘 모르고서 욕을 하면 듣는 사람이 기분이 나쁘다. 그리고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다면 좀 창피하다.)
 
난 이 대목에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어른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어른들이 하는 말 속에도 편견에 물든 생각을 많이 찾을 수 있어요. 그러니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무조건 옳다고 따르기보다, 그것이 좋은 생각인지 아닌지 여러분이 스스로 잘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섣불리 판단을 내렸다간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특히, 직접 사귀어보지 않고 남의 말만 듣고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겠어! 그랬다가는 좋은 사람을 잃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도 있지요. <그렇다면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할 때 우리는 어떤 마음자세가 필요할까요?>
 
이것이 마지막 문제다. 아이들은 이 질문에도 대답을 척척 잘한다. 그들의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그 사람의 능력
2)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
3) 예의가 있는가?
4) 봉사정신이 좋은가?
5) 속마음이 좋은가?
6) 어울리는 친구들
7) 선생님한테 많이 혼나는지

 
오늘 공부는 여기까지다. 남들이 하는 편견어린 말을 듣고 판단을 내리는 일은 없어야겠다. 스스로 보고 느끼는 것을 가지고 평가를 내리고,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걸 아이들이 배웠길 바란다. (※ ‘하늘을 나는 교실’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아래 <일다> 지면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5309&section=&section2=


 

Posted by 고마리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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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교실> 1. 느릿느릿 사는 삶을 생각합니다

<하늘을 나는 교실>의 첫 칼럼으로 무엇을 할까, 참 많이 생각했다. 첫 칼럼이니만큼 내가  가르치는 것이 전형적으로 드러나면서도, 많은 아이들이 참여해 볼 수 있도록 쉬운 걸 선택했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우리, 여유를 가지고 살아요>를 소개할까 한다. 나는 이 공부를 통해, ‘경쟁적이고 서열을 중시하는 사회의 분위기를 벗어나 좀 더 천천히 느리게 살면 안될까’를 아이들과 생각해 보고 싶었다.
 
요즘은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쉴 시간이 없다. 공부! 공부하는 어른들에 밀려 학교로 학원으로, 쉴 틈 없는 것이 아이들의 현실이다. 내 공부를 하러 오는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여유를 가지고 살아요>를 통해, 어린이 스스로 자신의 실존적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고 문제 제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오늘은 3학년인 현준, 지훈, 성원이의 의견을 소개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과 조금은 다른 입장에서 개성 있는 의견을 발표한 지영이의 생각을 곁들일까 한다. 

▲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가요> (달리)

이 공부의 텍스트로는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가요>(달리)를 골랐다. 이 책의 주인공인 헨리는 걸어서 여행을 간다. 그러나 그의 친구는 일을 해 돈을 벌어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한다. 그리고 누가 더 빨리 가나 내기를 한다.
 
나는 먼저,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 가는 걸 택했는데, 이 방법은 어떤 점에서 좋을까요?> 하고 물었다. 
 
이 질문의 대답들 가운데 운동이 되어 몸이 튼튼해진다,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맛있는 걸 따먹을 수 있다, 신기한 동물이나 식물을 볼 수 있다, 등은 많은 어린이들이 발표하는 평범한 의견이다.
 
이에 비해 현준이의 ‘좋은 자리에서 소풍을 할 수 있다’나 ‘나무 밑에서 잘 수 있다’, 또 지훈이의 ‘새로운 걸 발견한다’는 그들의 개성이 비교적 잘 반영되어 있는 의견이다.


이제, <헨리의 친구처럼 일을 해서 돈을 벌어 기차를 타고 가면 어떤 점에서 좋은지> 생각해 볼 차례다. 역시 이에 대해서도 빨리 갈 수 있다, 잠을 자면서 갈 수 있다, 기차에서 맛있는 걸 사먹을 수 있다, 앉아서 편안하게 갈 수 있다 등은 많은 아이들이 발표하는 것들이다. 이것들 외에, 현준이의 ‘조용하게 갈 수 있다’(현준이는 기차 안은 조용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나 지훈이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면서 갈 수 있다’는 의견은 비교적 참신하다.
 
각각의 장점들을 생각해보았다면, 이제 둘 중 어떤 선택이 마음에 드는지 결정할 차례다. 이 대목에서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이처럼 양면 모두를 생각하고 결정을 내린다면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될 거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양면 모두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이런 식으로 가끔 연습을 시키고 있다.
 
한편, 누구의 선택이 더 마음에 드는지 묻는 질문에 현준이는 헨리 친구의 선택을 골랐다. 기차를 타면 편안하고 조용하게 갈 수 있고, 걸어가면 다리가 아프고 지칠 것 같다는 게 그 이유다. 지훈이도 기차를 타고 가겠단다. 기차를 타면 빨리 갈 수 있고, 새로운 걸 살 수 있다고 했다. 이들과 반대로 성원이는 헨리의 선택이 더 마음에 든다고 대답했다. 걸어가면 몸이 튼튼해지고 건강해지기 때문이라는데, 이 이유는 너무 평범해 좀더 개성 있는 이유를 생각해냈으면 좋았겠다는 마음이다.
 
이제 좀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가져볼 것이다. 헨리는 친구와 내기를 했지만, 내기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꽃을 따 책 속에 꽂고, 딸기를 따먹고, 그것도 모자라 친구에게 줄 딸기까지 따느라고 내기에 지고 만다. “기차를 타고 오는 게 빨랐어!”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헨리는 천연덕스럽게 “나도 알아. 난 딸기를 따느냐고 늦었어.” 하며, 친구에게 딸기 바구니를 내민다.
 
만약, 헨리가 꽃을 따지 않았다면, 또는 딸기를 따지 않았다면, 내기에 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해 주고 아이들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친구와의 내기에 신경 쓰지 않은 헨리가 여러분은 마음에 듭니까?>
 

▲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가요> (달리)
이에 대해 성원이와 현준이는 친구에게 딸기를 따다주려는 착한 마음을 거론하며 헨리의 행동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내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친구에게 먹을 것을 따 주는 게 잘 했다고 했는데, 이런 이유를 들어 헨리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은 참 많다.
 
지훈이 역시 잘했다고 하면서 매우 개성 있는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헨리가 내기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재미있는 것이 많고 신기한 게 많아서 내기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공부보다는 재미있는 것에 늘 관심이 많은 지훈이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이 말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내가 아이들에게서 듣고 싶은 대답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과 이 공부를 했지만, 내기보다 재미있는 걸 하는 것의 가치를 거론한 사람은 지훈이가 유일했다.
 
이 세 어린이들과 반대로 지영이는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영이는 ‘기다리는 친구에게 실례가 되고, 남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는데, 계속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헨리는 내기를 신경 쓰지 않고 딴 짓에만 신경을 썼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써서 지영이의 생각도 나쁘지 않았다.
 
나는 이 문제를 마치고 나면 아이들에게 꼭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도 이미 헨리처럼 내기 중인지도 모릅니다. 초등학생이 됨과 동시에 누가 더 공부를 잘 하나, 누가 더 좋은 대학에 가나, 또 누가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하나, 등등. 이미 여러분은 이런 경주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런 경주에서 뒤처지지 않고 성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너무 경주에만 신경 쓰면 중요한 어린 시절이 추억도 없이 지나가서 안타깝지 않을까요? 나중에 헨리가 여행 중 꽃을 꽂았던 책을 읽다가 우연히 그때 꽂아 놓은 꽃을 발견한다면, “아, 그 꽃!”하며 반가움을 느끼겠죠. 또 “그때 먹었던 딸기는 정말 꿀맛이었지!”하며, 두고두고 그때 딸기 딴 것을 추억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제 우리도 너무 공부만 하지 않고 또 어떤 것을 하며 어린 시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해 볼 것이다. 그러면서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행복하게 추억할만한 재미난 것들을 많이많이 생각해 보라고 한다.
 
아이들은 모두 즐거워하며,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늘어놓기에 여념이 없다. 여행가기, 수영하기, 컴퓨터 많이 하기, 친구랑 놀기, 산에 가기, 놀이동산 가기, 만화책보기, 요리를 해서 가족에게 나누어주기, 노래 대회 나가기 등등. 그만하라고 하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듯 아이들은 그들의 소망을 펼쳐놓는다.
 
삶을 여유롭게 천천히 살려고 노력했던 헨리의 모습 속에 우리를 비춰 보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아이들과 생각해 보는 것이 즐거웠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공부만 하지 말고 더 즐겁고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만들며,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하늘을 나는 교실’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아래 <일다> 지면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5296&section=sc7&section2=%C3%A5/%B9%AE%C7%D0




Posted by 고마리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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